치매예방은 걷기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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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어서 가장 피하고
싶은 것이 치매일 터다.
'본인은
천국, 가족은 지옥'이라는
치매.이것만큼
질병의 부담을 주변에 크게
지우는 병도 없을 것이다.
치매 안 걸리도록 하는 것이
행복한 노년의 삶을
보장하는 첫 번째일 것 같다.
최근의 의학 연구를 보면
치매 예방에 가장 좋은 것이
걷기다. 그것도 빠르게 걷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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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내가 살짝 나는 꾸준한
걷기가 뇌 혈류를 개선하고,
특히 기억 중추인 해마(海馬)를 활성화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최소한 시속 6㎞ 이상 속도로 걸어야 한다.
어떤 의사는 이를 무서운
개가 길거리에서 쫓아올 때
점잖게 내빼는 속도라고 표현한다.
부단한
속보(速步)는 치매 발병 최대 위험
요인인
'3고(高)', 즉 고혈압·고혈당·고지혈증을
모두
낮추니, 일석이조다. 천천히 걷기는 사색에는
좋으나,
자칫 식욕을 자극해 과식의 빌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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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효과의 극단적인 사례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아미시(Amish) 공동체이다.
이들은 청교도적 신념으로
전기와 자동차를 거부하고
19세기 방식의 삶을 고집한다.
이들이 농장일을 하며 하루
걷는 양은
1만4000~1만8000여 보(步)이다.
미국인 성인 평균보다
6배나
많은 걷기다.
하루 5만보를 걷는 이도 있다고 한다.
아미시의 당뇨 발생률은
2%대이다.
미국 평균의
5분의 1도 안
된다.
치매와 심장병 예방 효과가 있는 HDL(고지단백)
콜레스테롤치가 아미시는 매우
높다.
이들의 치매 발생률은 매우
낮고, 설사 생기더라도
아주 늦은 나이에
오는데 학자들은 그 이유로 엄청난
양의 걷기를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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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면에서 구두를 보면 그 사람의 '치매 건강'이
보인다.걷기에 편한 낮은 굽을
신거나 운동화 차림이라면
일단 치매와 멀어진 방향이다.
빠르게 걸으면 체중이 실리는 뒷굽 바깥쪽이
유독 많이 닳아
없어진다.
그 이유로 뒷굽을 자주
간다면 일상생활 속 걷기 합격이다.
팔자걸음으로 걷는 이도 구두 바깥쪽이 쉽게 없어지긴 한다.
엄지발가락 옆 구두 실밥이
잘 터지는 사람도
속도를 내며 힘차게 걷는 경우라 볼 수 있다.
반면 구두 앞쪽에 작은
상처들이 많고
해져 있는 사람은 '치매 행보(行步)'다.
걸음을 질질 끌며 느리게
걷는 사람의 구두는
보도블록 튀어나온 부분이나 돌멩이 등에
구두 앞쪽이 잘 까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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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을 좇아
'큰 신발'이나 높은 굽을
신고 다니는
사람들은 속보에는 관심이 없는 경우다.
구두 위에 잡히는 주름 양이
왼쪽과 오른쪽이
심하게 차이 나면 걸을 때
한쪽 다리를 무의식적으로 많이 쓴다고 보면 된다.
대개 천천히 걸을 때 좌·우
편차가 크게 난다.
수십년 전 과거엔 구두에
흙이 묻어 있으면 산에서
방금 내려온 간첩일지 모른다는 말이 있었다는 기억이 있다.
하지만 이제 흙 묻은 구두는 건강의
표징이다.
치매를 막으려면, 치매가 발붙일 새
없이 걷고 또
걸어야 한다.
이제 운동화를 보며 어떻게
많이 걸을 것인가를
다짐해보길 바란다.
김철중/ 조선일보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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