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이락(烏飛梨落)의 교훈)
인과경(因果經)에 이런 말이 있다.
"자기가 지은 업보는 자기가 받고
자신이 뿌린 씨앗은 자신이 거둔다."
이 말은 곧 좋은 인연을 지으면 좋은 결과를 낳고
나쁜 업을 지으면 악한 과보를 받는다는
인과의 철칙을 두고 하는 말이다.
우리 속담에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오비이락 (烏飛梨落)이라는 말이 있다.
이 이야기는 천태지자 대사의
해원석결 (解寃釋結) 이란 유명한
법문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중국 양무제때 선지식으로 이름을 날리고
법력이 높았던 지자대사가
어느 날 지관 삼매에 들어계셨다.
산돼지 한마리가 몸에 화살이 곱힌, 체
피를 흘리며 지나간 후
곧 이어 사냥꾼이 뒤를 쫓아와
“산돼지 한마리가 이곳으로 지나가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까?” 하고 묻는 것이었다.
이때 대사가 그를 보고
“엽사여! 그 활을 던져 버리시오”하며
다음과 같이 법문을 하셨다.
오비이락파사두 (烏飛梨落破蛇頭)
사변저위석전치 (蛇變猪爲石轉雉)
치작엽인욕사저 (雉作獵人欲射猪)
도순위설해원결 (導順爲說解怨結)
三生前에 까마귀가 배나무에서
배를 쪼아 먹고 무심코 날아가자
나무가 흔들리는 바람에 배가 떨어져
그 아래서 빛을 쬐이고 있던
뱀의 머리를 때려 죽고 말았다.
이렇게 죽게 된 뱀은
돼지 몸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고
뱀을 죽게 한 까마귀는 생을 마치고
꿩으로 태어나게 되었는데
숲속에서 알을 품고 있었다.
이때 돼지가
칡뿌리를 캐먹다가 돌이 굴러 내려서
꿩이 죽었다.
이렇게 죽음을 당한 꿩이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 사냥꾼이 되어
그 돼지를 활로 쏘아서 죽이려는 순간
지자대사가
이들의 지난 삼생사(三生事)를 내다보시고
더 큰 원결과 악연으로 번져가지 못하도록
사냥꾼에게 이 같은 해원(解怨)의 법문을
설해주게 된 것이었다.
지자대사로부터
삼생사에 얽힌 이러한 법문을 듣게 된 사냥꾼은
크게 뉘우치며
그 자리에서 활을 꺾어 던지 버리면서
"다시는 살생을 하지 않겠다."며
다짐을 했다고 한다.
우리는 이 지자대사의
오비이락의 법문을 들으면서
고의가 아닌 무심한 실수에서 비롯된 일들이
점차 악연으로 번져 끝까지 따라 다니면서
서로 죽고 또 죽임을 거듭하는
무서운 악연과 원한관계를 볼 수 있다
삼세인과경(三世因果經)에
"중생들이 어리석음으로 인해 악업을 짓고
한량없는 과보를 받으니
그 고통을 어찌 다 감내하며
누구를 원망하겠는가?
전생에 지은 복은 금생에 받고
금생에 지은 복은
후손이 받고 내가 받는다." 고 하였다
"미래와 내생이 죽어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자손이 나의 미래요
앞으로 내가 살아갈 날들이
곧 내생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작은 생명일지라도 사랑하고
좋은 인연을 지으면서
선업을 닦아야 한다는 것이
오비이락(烏飛梨落)의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