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환절기, 건강하게 이겨내는 법
환절기만 되면 심해지는 것들이 있다. 바로 피부질환, 알레르기성 비염, 결막염 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5년간(2008∼2012년) '계절성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분석한 결과, 9, 10월 환절기에 진료환자가 가장 많았다고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환절기에 피부가려움증, 아토피, 건선 등의 피부질환이 악화되었다는 이야기와 결막염으로 고생하는 사례를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다.
◆ 환절기에 질환이 악화되는 이유는?
피부질환, 알레르기성 비염, 안구건조증 등의 질환이 악화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환절기의 건조한 환경이다.
환절기에는 일교차가 커지면서 대기의 습도가 감소하게 된다. 이와 함께 우리 몸의 수분도 날아가 피부 또한 건조해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피부가 건조해지면 자극에 더욱 민감해지게 되고 이로 인해 아토피, 가려움증, 건선 등의 증상이 악화된다. 악화된 증상을 참지 못하고 긁는 경우 습진, 염증 등의 2차 감염으로까지 이어진다.
또한 환절기의 건조한 환경으로 코 점막이 건조해 지면 점액이 원활하게 생성되지 못해 콧속이 메마르게 된다. 정도가 심하면 통증이 느껴지고 점막이 벗겨지거나 코피가 나기도 한다.
습도가 낮아지고 바람이 많이 부는 환절기에는 안구건조증이 걸리기 쉬운데, 안구건조증은 결막염을 악화시키는 주범이기도 하다. 결막이 건조해지면 먼지나 이물질로 인해 각막에 상처가 나기 쉽고 이를 통해 병원균이 침투해 감염성결막염에 걸릴 수 있다. 또한 꽃가루나 먼지가 많이 날리는 환경에서 알레르기성 결막염에 걸리기 쉽다.
질환 관리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악화되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다. 건조한 환절기에는 주변 환경 습도를 알맞게 조절해주고 환기를 자주 시켜 이들 질환이 악화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 내 주위를 촉촉하게
건조한 환경에 가습기는 수분을 유지시키는 좋은 아이템이다. 가습기를 통해 실내 습도를 50~60%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가습기를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매일 세척하고 소독하며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습기에 고인 물에는 각종 세균이나 곰팡이균 등이 서식하기 쉬우며, 이런 오염된 가습기의 물이 몸 속으로 들어오면 도리어 폐렴에 걸릴 수 있다. 따라서 가습기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물통을 완전히 비우고 건조한 상태로 보관해야 한다. 가습기가 없을 경우에는 물수건을 걸어 두거나 바닥이나 공기 중에 분무기를 사용해서 물을 뿌리는 것도 실내의 습도를 유지하는 좋은 방법이다.
◆ 내 몸의 수분도 조절하자
건조한 공기는 끊임없이 내 몸의 수분을 빼앗는다. 따라서 하루에 최소한 1.5리터 이상, 컵으로 하루 8잔이상(성인기준)의 물 마시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한 번에 많이 마시는 것보다 조금씩 자주 먹어주는 것이 좋으며, 차가운 물보다 상온의 물이 더 낫다. 다른 음료보다 생수를 먹는 것이 수분의 체내 흡수에 도움이 된다.
생리식염수를 통해 코를 세척해주면 박테리아, 곰팡이 균, 여러 알레르기 유발 물질 및 염증을 세척하는 효과와 콧속 보습 효과를 얻을 수 있어 비염 예방에 좋다. 건선이나 아토피 증세를 갖고 있다면 잦은 목욕, 때밀기, 사우나 등은 오히려 피부 건조를 유발하므로 피하는 것이 낫다. 따라서 목욕 횟수는 일주일에 두세 번이 적당하다. 안구건조 및 눈 간지러움을 줄이기 위해 차가운 물수건을 눈꺼풀에 대거나 인공눈물을 사용하여 수분을 유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환기도 잊지 말자
집안 환기는 집안에 쌓인 먼지를 없애주고 오염된 실내 공기를 정화시켜 준다. 미국 환경청(EPA)이 실시한 '인간의 대기오염물질 노출 연구'에 따르면 실내 공기가 실외보다 2~7배 더 오염되어있다고 한다. 아토피나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실내 환기는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환기를 할 때는 창문과 함께 집안의 장롱, 옷장, 신발장의 문도 함께 열어 환기시면 좋다. 하루에 두세 번 정도는 집안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좋으며, 저녁 시간대의 환기가 낮보다 건강에 더 좋다고 한다. 가습기를 오랜 시간 사용하는 집이라면 매시간마다 환기를 시켜주어야 곰팡이나 집먼지진드기가 번식하는 환경을 막을 수 있다.
청심국제병원 김종형 내과과장은 "건조한 환절기가 되면 피부질환, 알레르기성 비염, 결막염 등의 악화를 호소하며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이 증가한다"며 "일상에서 주변 습도와 몸 속 수분 조절에 신경 쓰고 환기하는 것을 습관화한다면 환절기도 건강히 날 수 있다"고 전했다.
박혜선 건강의학전문기자 nalgae4u@hi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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