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박동은 정상인에서 심장의 윗부분인 심방에서 분당 60~100회로 일정하게 이루어집니다. 이런 심장 박동이 너무 늦거나 빠르거나 혹은 규칙적이지 않은 경우, 즉 심장 박동이 정상이 아닌 상태를 부정맥이라고 하는데, 심방 세동은 이 부정맥 중의 하나입니다. (그림 1) 즉, 심방의 여러 부위에서 맥이 만들어 져서 심방 전체가 균일하게 수축하지 않고 심방의 각 부분이 무질서하고 가늘게 떨고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심방 세동이 있는 경우 맥박이 불규칙 해지고, 맥박수가 분당 100~150회 정도로 빠르고 불규칙한 맥박을 보이는데 비교적 자주 나타나는 부정맥으로, 치료를 필요로 하는 부정맥 중 가장 흔하게 발생합니다.
심방 세동인 경우 심방은 정상적인 수축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가늘게 떨고 있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피가 고이면서 혈전이 심방 안에 잘 생기게 됩니다. 이 혈전의 일부가 떨어져 동맥을 타고 나가 뇌혈관을 막게 되면 뇌졸중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림 2) 심방 세동이 있는 환자는 젊고 심질환이 전혀 없는 일부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반 정상인에 비하여 뇌졸중의 위험도가 5배 가량 높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뇌졸중의 약 20% 정도는 심방 세동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또한 이러한 혈전(피떡)이 다른 부위의 혈관을 막게 되면 그 위치에 따라 여러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사지 및 폐의 혈전 색전증 등).
심방 세동으로 생긴 혈전으로 인한 뇌졸중은 그 빈도 뿐만 아니라 발생시 심각성도 높아 여기에 대한 예방을 반드시 병행하여야 합니다. CHADS2 점수(심부전증, 고혈압, 당뇨, 75세 이상의 고령, 이전의 뇌졸중의 병력)이라는 뇌졸중 위험 인자 계산 방법에 따라 고위험군인 경우에는 항응고제가 추천되고 저 위험군에게는 아스피린을 권고하게 됩니다. (그림 3)
1) 항혈소판제 : 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 앞서 설명한 다섯 가지의 뇌졸중 위험인자를 가지지 않은 젊은 심방세동 환자에서만 아스피린 혹은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의 병합 요법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약제의 개발로 인해 뇌졸중 예방에 있어서는 그 역할이 감소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2) 항응고제 : 와파린 (쿠마딘) 전통적인 항응고치료제로서 약가가 저렴하고 (한달 비용 3천원 내외) 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와 신기능 저하 환자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와파린 복용으로 인한 혈액응고시간 연장의 치료적 범위가 좁아 혈액 검사를 통한 프로트롬빈 시간 (Prothrombin time, PT) INR 모니터링이 필요하며 다른 음식물이나 약제에 쉽게 영향을 받아 복용에 있어 많은 제약이 따르는 단점이 있습니다.
3) 새로운 항응고제 : 프라닥사, 자렐토, 엘리퀴스 새로운 항응고제는 와파린 복용에 따르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되었으며 국내에 시판된 것은 2012년부터이며 현재까지 프라닥사 (성분명 dabigatran), 자렐토 (성분명 rivaroxaban), 엘리퀴스 (성분명 apixaban)가 통용되고 있습니다. 이들 새로운 항응고제는 와파린처럼 혈액 응고 시간의 모니터링이 필요하지 않은 장점을 가지며 대규모 임상 시험을 통해 와파린과 비교하여 뇌졸중 예방에 있어서는 비슷하거나 우월한 효능성을 보여주었으며 뇌출혈의 위험은 유의하게 감소시켜 우월한 안전성을 보여 주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항응고제는 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와 신기능 저하 환자 (사구체 여과율 30 미만) 에서는 사용을 할 수 없습니다. 또한, 국내에서 의료 보험 혜택이 제한적이어서 처방의 한계가 있으며 본인 부담으로 복용할 경우 한달 약가 비용이 대략 십만원 내외로 경제적 부담이 있는 단점이 있습니다.
4) 좌심방이 폐쇄술 (left atrial appendage closure) 비판막성 심방세동에서 혈전의 90%가 좌심방이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에 근거하여 혈전의 주 발생지인 좌심방이를 폐쇄하는 기구가 개발되어 세계적으로 그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습니다. 국내에는 왓치만 (WATCHMAN) 기구와 ACP (Amplatzer Cardiac Plug) 기구가 도입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시술 과정을 간략히 요약하면 좌심방이 폐쇄 기구는 대퇴정맥을 통해 심방중격을 천자하여 좌심방으로 진입하여 좌심방이 입구를 막는 방식입니다. (그림 4)
이론적으로는 좌심방이 폐쇄 이후 초기 3-6개월 가량 복합 항혈소판제제 복용 이후 기구 표면에 내막화가 이루어지면 이후로는 평생 아스피린이나 클도피도그렐과 같은 항혈소판제제만 복용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충분한 시술 이후 장기 경과에 대한 결과가 부족하여 현재 치료 지침은 뇌졸중의 고위험군에서 장기적인 항응고제 복용의 금기에 해당하는 환자에 한해서만 고려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기구 비용이 대략 800만원 내외여서 경제적 부담이 있는 단점이 있습니다. 현재 본원에서도 두 가지 기구를 이용한 좌심방이 폐쇄술을 시행하고 있으며 적절한 항응고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위장관출혈, 뇌출혈과 같은 중대한 전신 출혈이 있는 환자나 뇌졸중과 같은 전신 색전 합병증이 있는 환자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