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 敵… 누명벗은 달걀·커피, 족쇄 찬 설탕
美식생활자문위 새 지침 발표
"음식 속 콜레스테롤 無害" 섭취량 제한 없애
"카페인 적정량 당뇨 등에 도움" 커피 하루 3~5잔 권장
설탕 섭취량 처음으로 제한, 12 티스푼… 473㎖ 콜라 분량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은 계란과 카페인 성분이 함유된 커피에 대해 미국 보건당국이 '사면령'을 내렸다. 대신 설탕이 많이 함유된 탄산음료에 대해선 섭취를 줄이라는 경보가 발령됐다.
미 연방정부의 영양 관련 최고 자문기구인 식생활지침자문위원회(DGAC)는 지난 19일 "음식물을 통한 콜레스테롤 섭취가 혈중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킨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면서 콜레스테롤에 대한 유해성 경고를 삭제한 새로운 '식생활 지침 권고안'을 발표했다.
미 연방정부가 1980년 '미국인 식생활 지침'을 처음 제정한 이후 콜레스테롤에 대한 경보가 삭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식생활지침 자문위원회의 주요 권고내용 정리 그래픽 '식생활 지침'은 5년마다 개정되는데, 2010년 마지막 개정판에선 "콜레스테롤을 하루 300㎎ 이하로 섭취하라"는 구체적 기준까지 제시됐었다. 이에 따라 노른자 1개당 200㎎의 콜레스테롤을 함유한 계란이 성인병의 주범으로 지목돼 소비량이 급감했다. 계란 노른자의 콜레스테롤은 100g당으로 환산할 경우 1300㎎으로, 콜레스테롤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버터(200㎎)나 소고기 곱창(190㎎), 명란젓(350㎎)보다 함량이 높다.
DGAC는 571쪽 분량의 보고서에서 "콜레스테롤은 과잉 섭취를 걱정할 영양소가 아니다"면서 "건강한 성인은 아침식사에서 계란프라이나 새우·바닷가재를 먹는다고 해서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가 급격히 높아지거나 심장질환 관련 위험이 증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권고안은 미 농무부와 보건후생부가 올해 개정하는 '식생활 지침'에 반영되며, 각급 학교와 공공기관의 급식 기준으로 활용된다.
하지만 상당수 의학전문가들은 여전히 "계란과 새우 등에 많이 들어있는 콜레스테롤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콜레스테롤 과잉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DGAC도 당뇨병 같은 성인병 환자의 경우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
DGAC는 또 "하루 3~5잔의 커피는 당뇨병과 심장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면서 처음으로 카페인에 대한 기준을 제시했다. 다만 임산부에 대해서는 커피를 하루 2잔 이하로 제한하라고 권했다.
소금에 대한 기준도 완화됐다. 2010년 식생활지침에선 심장질환 가능성이 있는 성인의 소금 섭취량을 하루 최대 1500㎎으로 제한하라고 권고했는데, 이번 권고안에선 이 기준이 2300㎎으로 높아졌다. 하지만 미국인들이 즐겨먹는 칠면조샌드위치나 수프 한 그릇에 포함된 소금이 2200㎎이란 점을 감안하면 미국인들은 소금 섭취량을 지금보다 훨씬 더 줄여야 한다는 뜻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반면 탄산음료를 통한 설탕 섭취에 대한 경보가 이번 권고안에서 처음 발령됐다. 위원회는 하루 설탕 섭취량을 200칼로리 이내로 제한하라고 권고했다. 이는 티스푼 12개 분량으로, 473mL 콜라 한 개에 해당하며 미국인 하루 권장 칼로리의 10%에 해당한다.
위원회는 "탄산음료에 포함된 첨가당은 영양가는 없고 열량만 높아 비만과 만성 질환을 유발한다"면서 "설탕 섭취를 줄이기 위해 탄산음료처럼 설탕 함유량이 많은 음료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옮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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