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는 '걷기’
휘적휘적, 어슬렁어슬렁, 총총… 사람마다 걷는 방법과 모양은 다르다.
걷는 것은 매한가지인데 방법에 따라 건강에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직립보행을 한다고 '다 같은 걷기'가 아니었던 셈이다.
걷기는 특별한 장비가 없어도 언제 어디서나 쉽게 할 수 있고 나이, 운동 능력에 상관없이 체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운동으로 꼽힌다. 매일 규칙적으로 걸으면 열량이 쉽게 소모되는 것은 물론 뼈나 근육 건강을 유지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또한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비만을 개선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무조건 걷는다고 건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제대로 된 걸음 걸이로 걸어야 걷기의 효과가 높아진다.
건강에 독이 되는 잘못된 걸음걸이
일반적으로 걸음걸이는 두 발이 평행한 11자 형태가 정상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가장 건강한 걸음걸이는 허리를 곧게 펴고 양발을 바깥쪽으로 10~15도 정도 벌려서 걷는 것이다.
잘못된 걸음걸이는 뼈 건강에 좋지 않다. 허리디스크 환자의 80%는 걷는 습관에 문제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상한 걸음'의 형태는 다양하지만, 팔자걸음·안짱걸음·절뚝걸음·회전걸음 등 크게 4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팔자걸음
'팔자걸음'은 양발이 15도 이상 벌어지는 것을 말한다. 주로 퇴행성관절염으로 고관절과 무릎관절에 변형이 일어나면서 바깥쪽 연골이 손상돼 생긴다. 또한, 척추후만증이 심하면 보행 시 넓적다리부 외부 근육이 짧아지고 약해져 생길 수 있다.
안짱걸음
안짱걸음은 팔자걸음과 반대되는 유형으로, 발이 안쪽으로 10~15도 정도 오므려진 상태에서 걷는 모습을 말한다. 옆에서 봤을 때 상체는 앞으로 기울고 하체는 뒤로 약간 빠진 모습이다. 팔자걸음처럼 고관절과 퇴행성관절염이 원인이다. 무릎에 통증을 가중시켜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하체에 피로가 쌓인다.
절뚝걸음
절뚝걸음은 한쪽 다리에는 이상이 없지만, 반대편 다리는 힘을 제대로 주지 못하거나 통증으로 인해 절뚝거리며 걷는 것을 말한다. 절뚝 걸음은 주로 고관절이 썩거나 무릎 연골판이 손상되면 나타난다. 또한 넘어지고 접질려서 발목 주변을 다친 후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아 인대가 비정상적으로 회복된 경우에도 절뚝걸음을 걸을 수 있다.
회전걸음
무릎을 굽혀 걷는 정상적인 걸음과 달리 한쪽 다리가 끌리는 걸음이다. 고관절이나 무릎의 심각한 퇴행성관절염과 관절이 굳는 강직 증상과 관련이 있다. 뇌졸중으로 인한 마비 후유증을 앓는 환자들에게도 나타날 수 있는 걸음걸이다.
팔자걸음·안짱걸음·절뚝걸음·회전걸음 등 크게 4가지 유형 이외에도 학다리 걷기·1자걸음도 잘못된 걸음걸이로 하체에 무리를 줄 수 있다.
학다리 걷기
곧고 가는 다리를 만들어준다는 학다리 걷기는 무릎을 굽히지 않고 보폭을 넓혀서 걷는 방식인데, 이렇게 하면 무릎이 충격을 흡수하지 못한다. 여러 여자 연예인들이 학다리 걷기로 다리를 예쁘게 만들었다고 알려지면서, 청소년이 주로 따라 한다.
바른세상병원 경봉수 원장은 "뼈나 근육 등이 다 자라지 않은 청소년이 이렇게 걸으면 연골판이 파열되거나 연골이 손상돼 성장이 저해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발목과 발바닥에도 무리가 가서 족저근막염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1자걸음
적지 않은 여성들이 모델처럼 발을 일직선상에 두고 걷는 일명 '1자 걸음'을 걷는다. 하지만 이 역시 하체에 안 좋다. 양발 사이 간격이 좁아서 허벅지·종아리 등이 안쪽으로 모이고, 이는 균형 잡는 것을 방해한다. 하중이 다리 안쪽으로 가해지기 때문에, 나이 들어서 다리가 O자로 변형될 수도 있다. 경봉수 원장은 "양발을 평행하게 두는 '11자 걸음'을 걸어야 하체가 체중을 균형있게 받칠 수 있고, 근육도 골고루 단련된다"며 "걸을 때 발 끝을 바깥이나 안쪽으로 향하게 하면 고관절이 비뚤어지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잘못된 걷기로 생기는 질환
족저근막염(발바닥 근막에 염증이 생기는 병), 발목염좌, 무릎 연골손상 등이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족저근막염 환자수는 2012년 30만2286명에서 2016년 41만8889명으로 38.6% 늘었다. 같은 기간 발목염좌(124만4979명→134만2138명), 무릎 연골손상(15만4062명→17만553명) 환자수도 모두 증가했다.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정비오 교수는 "걷기가 건강에 좋다고 하니깐, 평소에 잘못 걷던 방식으로 무작정 걸은 게 문제가 됐을 것"이라며 "자신의 걷는 방식을 다시 한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딱딱한 신발을 신고 너무 오래 걸으면 족저근막염이 발생하고, 발 바깥쪽부터 딛는 습관은 발복염좌를 유발한다. 한 쪽 발에만 힘을 줘 걸으면 무릎 연골이 손상될 수 있다.
잘못된 걸음걸이는 근력약화, 감각신경 손상, 운동조절장애 같은 요인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걷는 습관에 문제가 생기면 퇴행성관절염, 척추관협착증 등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아야 한다.
걷는 자세 바른지 알고 싶다면
자신이 바른 자세로 걷는지 알고싶다면 우선 자신의 신발부터 확인해봐야 한다. 만일 신발 뒤축의 바깥쪽이 유난히 닳아 있다면 팔자 걸음일 확률이 높다. 또한 눈을 감고 제자리 걸음을 걸을 때 원래의 위치에서 벗어나 있거나, 두 발의 각도가 벌어진다면 잘못된 자세로 걷고 있는 것이다.
걸을 때 몸의 형태도 중요하다. 배를 앞으로 내밀고 걷는 것도 척추 관절에 악영향을 미친다. 배를 내밀고 걸으면 허리뼈 뒷부분에 압력이 가해지면서 척추가 앞쪽으로 굽는 '척추전만증'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이미 척추관협착증을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 걷기는 오히려 독이될 수 있다. 고개를 내민 채 구부정하게 걷는 경우 경추와 척추에 부담을 준다.
제대로 걸었을 때 몸이 즐겁다
살이 빠진다
꾸준한 걷기를 통해 운동량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므로 체중 감소에 효과가 있다.
척추관절이 편하다
걷기운동은 척추에 적당한 자극을 주어 혈액순환 개선, 근력 강화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허벅지 앞쪽 근육인 넓적다리 대퇴사두근을 강화시켜 무릎관절을 안정화 시킬 수 있다.
심혈관질환 30% 줄여
일반적으로 뛰기가 걷기보다 칼로리 소모가 많기 때문에 건강에도 훨씬 더 이로울 것이라고 여겨진다. 하지만, 미국심장협회저널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걷기의 심혈관 관련 위험요소 감소율은 뛰기를 상회한다. 3만 3060명은 뛰기를, 1만 5045명은 걷기를 시행한 결과, 뛰기는 심장질환 위험을 4.5% 감소시킨 반면, 걷기는 9.3%까지 감소시켰다.
또한, 하버드대 건강 저널(Harvard Health Publications)은 하루 21분씩 걷기를 하면 심혈관질환 위험을 30%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정서적 안정도 가져와
산소를 많이 마시고, 편안한 감정을 느낄 수 있으므로 스트레스 해소와 우울증 완화, 불안감 감소 등 심리적으로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제대로 걷는방법
한국워킹협회에서 발표한 올바른 걷기법은 얼굴을 정면을 향하고 가슴은 쫙 편 상태로 허리를 꼿꼿이 세워야 한다. 양발은 11자 형태로 만들고 무릎은 약간 스치는 듯이 걸어야 한다.
연령 질환별 추천걷기법
성장기엔 '속보'
성장기 청소년이라면 뛰는 게 가장 좋지만, 평소에는 속보(速步·빠르게 걷기)를 하면 좋다. 속보는 1분에 80m 정도 이동하는 속도이다. 속보를 할 때는 보이지 않는 끈이 머리를 잡아 당긴다는 느낌으로 목·어깨·가슴을 바르게 펴고, 시선은 10m 앞을 향해야 한다. 무릎이 서로 살짝 스치듯 걸어야 하며, 팔을 앞뒤로 자연스럽게 움직이면서 걸으면 된다.
20~30대는 '파워워킹'
학업, 취업 준비, 업무 등으로 바쁜 20~30대는 틈틈이 파워워킹을 실천하면 스트레스 해소, 다이어트, 기초 체력 증가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 파워워킹이란 걷기와 달리기의 단점을 보완해 만든 걷기 운동법이다. 팔꿈치를 직각이 되도록 한 후 앞뒤로 가슴 높이 만큼 흔들면서 배에 힘을 주고 걸어야 한다. 보폭은 자신의 키에서 1m를 뺀 정도가 적당하고, 1분에 90m 정도 이동하는 속도로 걸으면 된다.
중·장년층은 '급보'
급보(急步·급하게 걷기)는 유산소 운동 효과가 극대화된 걷기법이다. 1분마다 100~110m 이동하는 속도로 걸어야 하며, 4.5㎉를 소모한다. 급보로 걸으면 고혈압·고지혈증 같은 성인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년층은 '노르딕 워킹'
노르딕 워킹은 썰매를 탈 때처럼 스틱으로 땅을 밀어내듯 걷는 것이다. 양손에 쥔 스틱으로 체중이 분산돼 척추와 관절에 무리가 덜 가고, 신체 균형을 제대로 잡을 수 있다.
상황별 올바른 걷기자세
평지
몸을 앞으로 5도 정도 기울인 상태로 뒷무릎을 완전히 쭉 펴면서 뒤로 미는 힘을 이용해 걷는다. 발을 앞으로 내던지듯 걸으면 몸의 균형이 흐트러져 주의해야 한다. 상체는 앞으로 먼저 나간다는 느낌으로 걷고, 팔은 앞뒤 비율을 같게 해 옆구리를 스치면서 흔들어준다. 양발은 발끝을 11자로 평행하게 하고, 발 간격은 서로 스치듯 할 정도로 유지한다.
언덕
언덕을 올라갈 때는 뒷다리와 상체를 일직선으로 유지한 채 팔을 힘있게 흔들어 추진력을 이용해 올라간다. 양발의 보폭은 경사의 정도에 맞게 조절한다. 경사가 높은 경우 보폭을 좁게 한다. 그래야 관절에 무리가 덜 가해진다. 뒤꿈치를 많이 드는 자세는 피한다. 언덕을 내려갈 때는 시선을 살짝 내리고, 상체가 수직이 되게 유지한 채 뒷발로 균형을 잡고 무릎을 구부린다. 한 발이 지면에 닿기 전에 반대 발을 이동해야 몸에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
계단
계단을 올라갈 때는 언덕을 오를 때와 같은 자세를 취하면 되는데, 계단을 디딜 때 발바닥 앞쪽만 사용해 발바닥 절반만 계단 위에 올린다. 이때 몸의 무게중심은 약간 앞쪽으로 이동시킨다. 팔은 뒤로 힘차게 힘들고 뒷무릎을 밀어 올려 추진력을 받는 게 좋다. 그래야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고 계단을 오를 수 있다. 계단을 내려올 때는 양발 끝을 11자로 유지한 채 발끝이 계단 바깥으로 나오게 한다. 발 앞쪽이 먼저 바닥에 닿은 후 부드럽게 뒤꿈치게 닿게 걷는다.
걷기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걷기 실천율은 매년 떨어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2016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254개 시·군·구의 걷기 실천율(1일 30분이상 걷기)은 38.7%로 지난 해 대비 2% 감소했다.
8년 전(2008년)과 비교하면 11.9% 낮아진 수치다. 국내 걷기 실천율은 매년 떨어지는 반면, 걷기와 관련된 질환은 늘고 있다. 걷는 사람은 줄어드는데, 그나마 바르게 걷는 사람도 적어 걷기 관련 질환이 늘어나는 것이다.
바쁜 일상을 살아 가느라 운동 부족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올바른 걷기'는 그 어떤 약과 운동보다 더 간단하면서 효과적인 '보약'이 되어 줄 것이다.
옮겨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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