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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걸어야 할까?

도솔9812 2017. 10. 13. 11:42

어떻게 걸어야 할까?

 

걷기는 특별한 장비가 없어도 언제 어디서나 쉽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운동으로 꼽힌다. 나이, 운동 능력에 상관없이 체력을 키울 수 있다. 그러나 걷기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걷기 실천율은 매년 떨어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2016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254개 시·군·구의 걷기 실천율(1일 30분이상 걷기)은 38.7%로 지난 해 대비 2% 감소했다. 8년 전(2008년)과 비교하면 11.9% 낮아진 수치다.

걷기

 

국내 걷기 실천율은 매년 떨어지는 반면, 걷기와 관련된 질환은 늘고 있다. 걷는 사람은 줄어드는데, 그나마 바르게 걷는 사람도 적어 걷기 관련 질환이 늘어나는 것이다. 잘못된 걷기로 생기는 대표적 질환에는 족저근막염(발바닥 근막에 염증이 생기는 병), 발목염좌, 무릎 연골손상 등이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족저근막염 환자수는 2012년 30만2286명에서 2016년 41만8889명으로 38.6% 늘었다. 같은 기간 발목염좌(124만4979명→134만2138명), 무릎 연골손상(15만4062명→17만553명) 환자수도 모두 증가했다.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정비오 교수는 "걷기가 건강에 좋다고 하니깐, 평소에 잘못 걷던 방식으로 무작정 걸은 게 문제가 됐을 것"이라며 "자신의 걷는 방식을 다시 한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딱딱한 신발을 신고 너무 오래 걸으면 족저근막염이 발생하고, 발 바깥쪽부터 딛는 습관은 발복염좌를 유발한다. 한 쪽 발에만 힘을 줘 걸으면 무릎 연골이 손상될 수 있다.


걷기 운동을 할 때는 2시간 이상 너무 오래 걸으면 안 된다. 또 미세 먼지 농도가 '나쁨'이거나 '매우 나쁨'인 날에는 밖에서 걷기 보다는 실내에서 운동하는 것이 안전하다. 중앙대병원 재활의학과 범재원 교수는 "하루 2시간 이상 걸으면서 무릎이나 고관절 통증이 나타나도 참는 사람이 있다"며 "통증을 참고 오래 걸으면 족저근막염이 생기는 것은 물론, 퇴행성관절염이 빨리 오거나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올바르게 걷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국워킹협회에서 발표한 올바른 걷기법은 얼굴을 정면을 향하고 가슴은 쫙 편 상태로 허리를 꼿꼿이 세워야 한다. 양발은 11자 형태로 만들고 무릎은 약간 스치는 듯이 걸어야 한다. 걷기 전문가 성기홍 박사(스포츠생리학·운동처방학)는 "걷기는 산소 공급이 많이 필요한 유산소 운동으로 심폐기능을 강화하고, 탄수화물과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쓰기 때문에 고지혈증, 비만 등 대사증후군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비만학회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하루 30분 이상 걷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과 비교해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7.88배 낮았고,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에선 걷기 운동을 한 고령자가 걷기 운동을 하지 않은 고령자 보다 의료비가 연간 12만5303원 적었다.


 

발바닥 통증 부위별 질환

 

가을을 맞아 나들이를 가는 사람들이 많다. 이때 오래 걷거나, 무리한 산행을 하면 발바닥에 통증이 생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발바닥 통증의 원인을 족저근막염이라고 여기고 소염진통제를 먹거나, 스트레칭을 한다. 그런데 발바닥 통증은 통증 부위에 따라 ▲지간신경종 ▲부주상골 증후군 ▲족저근막염으로 나뉜다〈그림〉. 각각 발생 원인과 치료 방법이 다르다.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정홍근 교수는 "발바닥 통증으로 의심할 수 있는 질환이 많은데도 족저근막염 치료만 하다가 다른 족부 질환을 방치, 악화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발바닥 통증 부위별 의심질환

 

지간신경종


발바닥 앞쪽(발가락 쪽)에 통증이 지속된다면 지간신경종을 의심해야 한다. 지간신경종은 발가락 사이를 지나는 지간신경이 두꺼워지면서 종괴(腫塊)처럼 커지는 질환이다. 대부분 둘째·셋째·넷째발가락 사이에 생긴다. 고려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김학준 교수는 "지간신경종과 족저근막염은 워낙 통증 양상이 비슷해서 의사도 헷갈려하는 경우도 꽤 있다"며 "지간신경종은 발볼이 좁은 신발 착용이 주 원인이라 여성에서 많다"고 말했다. 발볼이 좁은 신발을 신으면, 지간 신경이 계속 압박을 받고 걷을 때 지속적으로 마찰을 입는다. 초음파와 엑스레이로 지간신경종이 확인되면 발볼이 넓은 신발로 바꿔 신고 염증주사 치료를 해야 한다. 단 통증이 심하고 신경종이 클 때는 수술로 제거해야 한다.



부주상골 증후군


발바닥의 안쪽 아치 부위가 아프다면 부주상골 증후군일 수 있다. 부주상골은 발목과 엄지발가락을 이어주는 뼈인 주상골 옆에 위치한 작은 뼈로, 전 인구의 10%만 있다. 부주상골 증후군은 부주상골 주변 힘줄에 손상을 입으면서 발생하는데, 발목까지 올라오는 신발을 신거나, 발목이 접질릴 때 잘 발생한다. 연세건우병원 박의현 원장은 "평발이면서 안쪽 복숭아뼈 부위가 자주 붓고 찌릿한 통증이 지속되면 부주상골 증후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초기엔 해당 부위를 깁스해서 보호한다. 그러나 통증이 발목까지 뻗치면 부주상골을 제거해야 한다.


족저근막염


발을 내딛을 때 발뒤꿈치 쪽부터 통증이 시작된다면, 족저근막염 증상이다. 족저근막은 발뒤꿈치부터 발바닥 전체를 둘러싼 단단한 섬유막으로, 신체 활동 시 발생하는 충격을 흡수해서 발을 보호한다. 운동을 심하게 하거나, 오래 걸으면 족저근막에 무리가 간다. 나이가 들면 발의 지방층이 얇아지면서 족저근막에 가해지는 압력이 커져 염증이 쉽게 생긴다. 족저근막염은 얼린 생수통을 발 아래에 두고 굴리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염증이 심할 땐 조직 재생 효과가 있는 체외충격파 시술 등을 시행한다.

옮겨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