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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어떻게 보낼까?

도솔9812 2018. 8. 22. 14:46


하루를 어떻게 보낼까?

 

나이를 먹으면 하루는 길고 일 년은 짧다고들 한다.

연일 35, 36도를 오르내리는 이런 살인적인

무더위에는 더욱 그렇다.

건강을 위한 걷기로 한 낮을 피해 이른 아침에 집을 나선다.

이른 아침이지만 아직도 어제 밤의 열기가 끈적끈적 남아있는 조금은 텁텁한 아침이다.

요사이는 가능한 한 새벽에 걷기를 시작한다.

본격적으로 걷기를 시작한지 겨우 2달이지만 요 몇 칠 사이 하도 더워서 삼사일 거르긴 했지만 거의 매일 근 만보를 걸었다. 내가 생각해도 잘 한 일이며 상을 줄 만한 일이다.

어쨌든 다시 시작 해야지. 그리고 걸으면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 나도 나이는 먹었어도 아직도 돈을 벌고 있구나, 왜냐하면 걸으면 건강해지고 자연히 병원에 갈 일과 약값이 줄어든다고 생각하기에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돈도 버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걷는 다는 것은 노년에 건강을 유지 해 주고 자식들에게도 부모의 건강에 대한 근심 걱정과 금전적인 부담을 덜어주는 일이기도 하다. 황혼에 이르면 아니다, 아니다 해도 자식들에게 신세를 지는 일이 많게 마련이다.

돌아보아라. 아마 대부분은 황혼에 접어들수록 건강 때문에 자식들 걱정시키고 건강을 위하여 지출하는 비용이 꽤 많다. 나뿐만 아니다. 그것이 현실이며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걷기가 좋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 그러나 누구나 즐기는 일은 아니다.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천이 중요한 것이다. 알고 있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는 말이 있다.

(知之者 不如 好之者 好之者 不如 樂之者)

그러니 건강을 위하여 무조건 걷자. 걸살누죽(걸으면 살고 누우면 죽는다), 臥死步生이란 말이 있다.

어디 건강이 한 순간에 이루어지는 일이 있다더냐. 그러나 이미 시작 했으니 시작은 반이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이 있다.(A journey of a thousand miles begins with a single step)

오늘도 불 광 천변을 걷는다. 이른 아침이라 많은 사람은 보이지 않으나 거리보다는 오히려 천변에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다. 아침 바람을 가르며 뛰는 사람들, 걷는 사람들, 운동기구에 매달린 사람들, 모두 건강을 챙기는 사람들이다.

날이 부옇게 밝아오고 사위가 정적을 깰수록 사람들의 집들도 바빠진다.

나는 비록 직장인도 자영업자도 아니지만 불광천을 걸으며 하루의 끈을 맨다. 아직도 많이 덥다. 이 살인적인 더위의 끝은 어디인지. 그나마 오늘 아침 비라고 하기 민망 할 정도로 고양이 눈 곱 만치 질금 비가 왔다. 그것도 비라고 열기 먹은 땅에서는 김이 오른다. 하늘을 보니 조금 어둡고 구름이 끼어 있다.

그나마도 반갑다. 그러나 곧 이어 햇빛이 나고 어제와 같은 폭염이 기승을 부린다. 감나무에선지, 어딘지 모르지만 따가운 햇살을 알리는 매미 소리가 한 낮에 정적을 깬다.

한 낮 때 약 볕에 곡식은 타들어가고 온갖 초목이 말라간다. 마당의 나무들도 텃밭에 채소들도 물을 달라고 아우성이다. 물 값이야 얼마가 나오더라도 이들을 말라 죽일 수는 없지 않은가 하고 매일 물을 준다. 하물며 가꾸는 나무와 채소도 그러하거늘 야생의 초목들은 오죽하랴.

어느 노인이 물지게로 물을 길어 나른다. 한 쪽은 물이 줄줄 새는 물동이다. 어느 날 물이 줄줄 새는 물동이가 말을 한다. 주인님 저는 쓸모없는 물동이니 저를 버리세요. 하고 말하니 주인이 네 쪽과 반대쪽을 보아라. 네가 있는 쪽은 너 때문에 아름다운 꽃이 피어 있지 않느냐. 너도 네가 모르는 사이에 좋은 일을 많은 하지 않았느냐. 그래, 하늘은 쓸모없는 사람을 내지 않았고 녹 없는 사람을 내지 않았다. (天不生無祿之人)

그러니 겉은 초라 해 보여도 모든 사람을 존중하고 진심으로 대하여야 한다. 절대로 겉으로만 사람을 평가가하지 마라.( Don't judge a book by its cover)

여기에 그래서는 안 되는 이유가 있다. 우리의 Role Model인 기쁨 공식의 저자인 김인강 교수는 그의 프롤로그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두 다리로 서 본 기억이 없다. 두 살 때 소아마비를 알았고 소위 말하는 앉은뱅이가 되었다.

비료부대 위에 엎드려 한 손으로는 땅을 짚고 다른 한 손으로는 부대를 잡아끌며 흙바닥 위를 다니는 나를 보고 사람들은 혀를 찼다. 그들은 내가 거지가 될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하느님의 계획은 달랐다. 김인강 교수는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버클리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카이스트, 서울대 교수를 했으며 2007년에는 40에 이하의 우수한 과학자에게 주는 젊은 과학자 상을 받았다.

우리가 잘 아는 얼마 전에 서거한 영국의 이론 물리학자로서 우주론 양자 중력을 연구한 학자로서 특히 불랙홀 관련 이론에 크게 기여한 스티븐 호킹 박사도 그런 사람이다.

그는 이런 명언을 남겼다. 아무리 어려운 인생이라도 당신이 할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언제나 존재한다. 인생이 재미없으면 그것은 비극이다. 라로 말했듯이. 모든 사람에게 기회는 공평히 주어지는 것이다. 때가 오면 두드려야 한다.(Strike the iron while it's hot) 때는 자기가 만드는 것이다.

누구나 쓸모없이 태아닌 것이 아니기에 조금 사회에 적응 못 한다고 해서 비록 겉보기에 볼 품 없다고 해서 사람을 겉모습만으로 평가 하지마라. 그런데 우리 사회는 대부분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평가하려고 한다.

어느 날 뜨거운 더위에 한 남루한 노인이 돈이 없으니 버스를 공짜로 타자고 기사에게 애원하니 버스기사가 매정하게 내리세요. 소리친다. 버스 안은 갑자기 소연해 진다. 한 중학생이 만원자리 지폐를 꺼내 이런 노인 분 열 분을 태워주세요 하고 돈 통에 돈을 넣는 것이다. 버스 안의 모든 사람들은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한 청년이 그 학생에게 슬며시 다가가 부끄럽구나. 말하며 돈 만원을 학생의 주머니에 넣어주는 것이다.

이를 보며 아직도 젊은이들이 살아 있구나. 젊은이들이 살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세상은 살만한 가치가 있고 세상이 살아 있다는 증거다. 우리 모두가 남을 생각하고 배려하면 이 더위도 좀 더 시원 해 질 것이다. ! 이 피어오르는 더위를 피할 곳은 없다.

그나마 더위를 피 할 곳이 있다면 공공장소와 무더위 쉼터가 있다. 나도 가끔 무더위 쉼터로 지정 된 노인 복지 회관에서 한 낮 더위를 잊는다. 일전에 노인 복지 회관에 국전에 특선을 한 20년 이상을 서예를 하신 여사분이 있다.

그 분으로부터 蓀谷 李達선생의 시인 서예 한 점을 선물 받았다. 과연 서예의 달인은 다르구나. 너무 멋지게 썼다. 그 시를 읊어본다

五月櫻桃熟 天山蜀魄啼 (오월이라 앵도는 붉게 익었고 천산의 두견은 슬프게 운다)

送君空有淚 芳草又萋萋 (그대를 보내노니 공연히 눈물이 나고 방초만이 또 다시 우거졌구나)이란 시다.

아주 좋다.

이렇게 노인 복지관에서 한 낮을 노닥거리니 이곳이

無價靑山爲我賖 인 것 같고(가치를 따질 수 없는 청산이 나에게 거저 주다 )

別有天地非人間이란 느낌이 든다.(이곳이 인간 세상이 아닌 별천지로구나)

집에 돌아오니 아직도 더위를 불붙이는 매미의 따가운 울음소리가 긴 여운을 남기고 도심의 포도위에는 아지랑이가 아른 아른 도심의 한 낮을 숨 가쁘게 달군다.

이런 때 무엇을 해야 하나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맛있는 음식이라도 먹으며 더위를 식힐까? 그래 무엇이 가장 맛있는 음식이지. 이 또한 생각이 안 난다. 그러고 보니 내가 가장 맛있게 먹었던 음식은 평생 잊혀 지지 않는 6.25때 아욱 보리죽인데 지금은 그럴 수는 없고, 애라 모르겠다. 어쨌든 무엇을 하든 건강한 하루를 보내자.

! 한 줄기 소나기와 시원한 바람이 몹시 그리운 오후다.

 

2018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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