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릅나무 효능
‘껍질’은 말려 약으로…‘싹’은 나물로 먹어
피곤한 몸에 활기…두통·당뇨병 등 효험
요즘 고속도로를 지나다니다 보면 무수하게 내걸린 현수막 가운데 유독 붉은색으로 크게 적힌 문구 하나가 눈에 띈다. ‘졸음운전, 목숨을 건 도박입니다.’ 상당히 점잖은 표현인데 섬뜩한 기운이 느껴지면서 졸음이 싹 달아난다. 요즘 같은 봄철이나 환절기에는 온몸이 나른해지면서 졸음이 쏟아질 때가 잦다. 그럴 때 피곤한 몸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약초로 두릅나무를 추천한다.
두릅나무는 오갈피나무과에 속하는 높이가 4m 가까이 자라는 떨기나무이며 가시가 있다. 7월경 가지 끝에 흰색의 꽃이 모여 피는데, 9월이 되면 검보랏빛의 열매가 열린다. 가시가 없는 민두릅나무에서 돋는 두릅의 색깔은 진초록빛을 띤다. 이에 반해 가시가 성성하고 억센 두릅나무에서 돋는 두릅 색깔은 초록색에 검붉은 빛이 돌고 향도 아주 진하다. 두 가지 다 요즘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때문에 몸의 피로가 누적되는 봄철엔 살짝 데쳐 자동차 안에서 꼭꼭 씹으며 운전하면 먹는 즐거움과 함께 졸음 예방에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총목피라고 부르는 두릅나무의 껍질은 이른 봄과 늦가을에 한풀 벗겨서 햇빛에 말린 뒤 약으로 쓴다. 두릅나무 껍질에는 사포닌성 배당체인 아랄로시드가 많이 들어 있다. 아랄로시드를 물 분해하면 올레아놀산과 아라비노오스·포도당·글로쿠론산·콜린·알칼로이드 등의 성분이 추출된다. 이 성분들은 심장을 든든하게 하고 중추신경을 흥분시킨다. 그래서 신경쇠약과 정신분열·두통·저혈압 치료에 효과가 있으며, 위궤양과 위암에도 쓴다.
두릅나무의 싹인 두릅은 우리들이 평상시 먹는 두릅을 말한다. 그러나 비슷하게 생겼지만 다른 종류의 땅두릅·땃두릅·개두릅도 있다.
흔히 땅두릅으로 부르는 독활(獨活)은 키 1~2m로 자라는 다년초로, 잎의 길이가 긴 초본류이다. 땅에서 올라오는 새순이 두릅과 비슷하다고 해서 땅두릅이라고 부른다. 땅두릅은 이른 봄에 겨울을 난 뿌리에서 줄기가 올라온다. 이때 어린 싹을 뜯어 나물로 먹는다.
사포닌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당뇨병 환자에게 좋다.
땃두릅은 두릅나무과의 떨기나무이며 효능은 두릅과 비슷하다. 잎이 약간 둥글며,
가는 가시가 많다. 통증 완화와 이뇨작용이 세며, 자양강장 효과가 있다.
개두릅은 두릅나무과의 낙엽교목인 엄나무의 새순이다. 봄에 어린순을 살짝 데친 후
초장에 찍어 먹으면 쌉쌀하고 알싸한 특유의 맛이 오감을 만족시킨다.
<지리산 약초학교 대표이사 허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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