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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의 상비약? 불편한 진실… ?

도솔9812 2013. 3. 10. 14:43
 
신비의 상비약? 불편한 진실… ?

 

신비의 상비약? 불편한 진실… 비타민 만능주의 경고 잇따라|▷───[건강♡백세]
 

 

"우리 집엔 비타민이 약 20가지 있다. 종합비타민, 코엔자임, 오메가3 등을 날마다 섭취하고 있다."

얼마 전 국내 한 TV 프로그램 '
여유만만'에서 탤런트 배도환(49)씨가 털어놓은 얘기다. 배씨는 "나는 비타민과 함께 다른 건강음료도 즐겨 먹고 있다. 홍삼이나 헛개나무, 오미자, 양파 등을 먹는다. 자고 일어나면 개운해서 좋더라. 비타민을 많이 먹는 게 좋은 것 같다"고 털어놨다.

바야흐로 잘 먹고 잘 사는 시대다. 배씨처럼 100세 장수건강을 위해 비타민을 불로초인양 섭취하는 사람이 많다. 감기에 걸려도, 암에 걸려도 비타민을 먹으면 다 해결될 줄 믿는 사람도 있다. 오죽하면 같은 이름의 건강 관련 교양·오락 방송 프로그램까지 생겼을까.

최근 들어 이런 비타민 만능주의를 비판하는 연구 결과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고용량의 비타민C를 매일 꾸준히 섭취하면 쉽게 늙지 않을 뿐만 아니라 치명적인 암도 피할 수 있다는
노벨화학상 수상자 라이너스 폴링 박사의 메가 비타민 요법에 대한 반론인 셈이다.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철 교수는 8일 "아무리 몸에 좋은 비타민이라 해도 과하면 독"이라며 "과유불급이란 말이 있다. 넘치는 것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뜻으로 새겨진다. 비타민 역시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지만 남용 또는 오용 시 도리어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비타민의 역습, 비타민의 배신'에 대한 경고다.

비타민이 우리 몸속에서 하는 일을 살펴보면 참 재미있다. 비타민 사회에는 각자 맡은 고유 영역이 있고 오직 그 일만 담당하는 전문가 제도가 운영된다. 따라서 비타민C가 필요한데 비타민A를 먹고 있다면 이는 아무 소용이 없게 된다는 게 강 교수의 지적이다.

비타민은 대개 우리 몸에서 각종 단백질이 A에서 B로 전환할 때 대사를 돕는 '조효소'로 작용한다. 비타민을 따로 보충해야 하는 경우는 일시적 또는 구조적으로 필요할 때 이 조효소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바로 치아 치료 때문에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한 풍치 환자, 전반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져 쇠약한 노인 등이다. 이때는 일시적으로 필요한 비타민을 공급해주면 조기 회복에 도움이 된다.

염창환 대한비타민연구회 회장은 "특히 노인의 경우엔 평소 꾸준히 비타민제를 복용하면 어느 날 갑자기 일시적으로 기력이 떨어졌을 때 원기를 회복하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비타민 보충제의 가치는 여기까지다. 건강한 사람에겐 큰 도움이 안 된다. 오히려 합성 비타민을 과량 섭취할 경우 과잉증으로 부작용을 일으켜 문제가 될 수 있다.

국립암센터 발암성연구과 명승권 박사는 "최근 비타민 효과에 관한 연구논문 50편을 비교 분석한 결과 미국인의 약 50%, 한국인의 약 22%가 비타민 등 각종 영양제를 복용하고 있지만 사망률 1∼2위인 암이나 심뇌혈관계 질환 예방 및 치료에 도움이 됐다는 근거를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반면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는 사람이 안 먹는 사람보다 병에 덜 걸린다'는 역학연구 결과는 많다. 중앙대병원 내분비내과 안지현 교수는 이를 바탕으로 "합성 비타민보다는 제철 과일과 채소를 통해 천연 비타민을 취해도 하루 최소 필요량 및 권장 섭취량을 채우기에 부족함이 없다"며 "과용할 경우 몸에 그대로 쌓여 부작용 위험을 키우는
지용성 비타민 사용 시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