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알레르기성 비염 예방과 치료법
우리나라 인구의 20% 정도가 비염 관련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알레르기성 비염은 어린아이들에게 아주 흔한 병. 날씨가 추워지면 더욱 기승을 부리는 알레르기성 비염에 대한 모든 것.
일교차가 심한 요즘, 재채기를 심하게 하거나 맑은 콧물을 줄줄 흘리고 코막힘 증상을 호소하는 아이들이 많다. 대기가 건조해지면서 목이나 코, 눈의 점막과 피부가 민감해진데다 공기 중에 먼지나 집먼지진드기 등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물질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름 동안 신진대사를 촉진한 갑상선호르몬의 분비량이 줄어 신체의 면역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다 보니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알레르기성 체질인 사람이 비점막에 흡착된 항원성 물질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비점막의 염증 반응을 초래하는 질환. 환자의 75% 정도가 25세 이전에 증상이 시작되며 2~3세 영유아에서도 발병한다. 영유아 알레르기성 비염은 대부분 체질적으로 코가 민감한 아이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재채기와 맑은 콧물, 코막힘 등 2가지 이상 증상을 보일 경우 알레르기성 비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외에 눈과 코가 간지럽다고 이야기하거나 유독 밤중과 아침에 기침이 심해지는 특징을 보인다. 유아의 경우 일단 발병한 뒤 20% 정도는 사춘기나 성인에 접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좋아지기도 하지만 평생 지속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 원인
알레르기성 비염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에 의해 발병하는 질환. 부모로부터 유전된 알레르기성 체질과 주변의 알레르기 유발인자들이 상호작용을 일으켜 나타난다. 실제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엄마아빠 둘 중 1명만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자녀의 50%, 두 명 모두 알레르기 환자인 경우에는 자녀의 75%에서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알레르기의 원인물질을 '알레르겐'이라고 하는데 공기 중에 떠돌아다니는 미세먼지, 집먼지진드기, 동물의 털, 꽃가루, 곰팡이 등이 대표적. 이외에도 비듬, 옷 먼지, 식품 등 주위의 모든 물질이 해당될 수 있다. 이 중 특히 꽃가루에 의해 발생하는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은 화분증으로도 불리는데 봄철에 주로 콧물과 재채기 등이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기온과 습도의 급격한 변화에 의해서 증상이 악화되며 봄가을 환절기에 더 심해진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아토피 피부염, 기관지 천식과 함께 3대 알레르기성 질환의 하나.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아이는 알레르기성 비염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
◆ 대표 증상
콧물, 재채기, 코막힘은 알레르기성 비염의 3대 증상. 문제는 이런 증상이 코감기와 매우 유사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알레르기성 비염을 코감기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갑자기 시작되었다면 바이러스가 원인인 감기일 가능성이 높은데, 감기의 경우 발열과 전신 근육통 등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것이 다른 점이다. 감기라고 오인해 감기약만 먹이는 경우가 많은데 그대로 방치하면 중이염이나 부비동염, 인후두염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가족 중에 비슷한 증상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알레르기성 비염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평소 아이를 세심히 관찰하고 위의 3가지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필수다.
◆ 치료법
원인물질을 찾기 위해서 피부반응검사나 혈액검사를 실시하기도 하는데 혈액검사에도 원인이 잡히지 않는 경우도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을 보이는 유아의 콧속을 검사하면 비강이 창백하고 부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비강 내 혈액순환 장애로 눈꺼풀 안쪽의 피부색이 검푸르러 마치 눈 밑의 다크서클처럼 보이기도 한다. 또 코가 가려워 코를 자주 문지르다 보니 콧등에 가로 줄무늬가 생기기도 한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한 번의 치료나 수술로 없어지는 병이 아니므로 치료를 위해서는 우선 알레르기 원인을 파악하여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현재 한방·양방 모두 알레르기성 비염을 완치하는 방법은 아직 없기 때문에 원인이 되는 물질인 알레르겐을 피하는 환경요법과 약물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보통. 먹는 약과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 제제로 병행 치료를 시작하는데, 스프레이의 경우 3세 이상 유아에게 처방된다. 효능 면에서 비염 스프레이 제제의 효과가 월등한 편인데, 간혹 아이에게 해가 될까 싶어 꺼리는 부모들도 있다. 하지만 피부 흡수율이 경미한데다 안전성 테스트를 거친 약제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 축농증과 어떻게 다를까?
축농층의 정확한 명칭은 부비동염이다. 부비동은 코와 연결되어 있는 광대뼈 속의 동굴처럼 빈 공간. 코를 청소하는 물질을 내보내거나 목소리가 잘 울려 퍼지게 하는 울림통 역할을 한다. 건강할 때는 부비동 안에 공기가 차 있지만 염증이 생기면 점막이 붓거나 고름 또는 염증액이 고이는데, 이처럼 부비동에 염증이 생긴 것을 부비동염이라 한다. 부비동염은 대개 2세 이상 유아가 감기나 알레르기성 비염을 오래 앓은 경우 합병증으로 발생한다. 기침과 콧물이 10일 이상 지속되거나 아침에 눈 주위가 붓는 경우, 고열이 나거나 진하고 누런 콧물이 흐를 때, 눈 안쪽 또는 위쪽의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에는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 부비동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 알레르기성 비염 예방하는 생활법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는 아이에게 가장 좋은 치료법은 바로 환경요법이다. 말 그대로 알레르기 증상을 유발하는 알레르겐을 주위에서 제거하거나 피해 알레르기 증상 발현 자체를 완전히 봉쇄하는 것. 집과 밖에서 활용할 수 있는 생존 가이드 노하우.
◇ home
집먼지진드기를 원천 봉쇄하라_ 집먼지진드기는 온도 25℃, 습도 80% 정도로 습하고 따뜻하며 먼지가 많은 곳에서 잘 번식한다. 사람 피부에서 떨어진 비듬 등 각질을 먹고 살며, 침대 매트리스, 카펫, 패브릭 소파, 옷, 헝겊 인형 등에 많이 번식한다. 아이가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고 있다면 침구류는 최소한 2주일에 한 번 60℃ 이상의 뜨거운 물에 빨거나 햇빛에 넣어 일광 소독할 것. 이불 속의 진드기 알들이 부화되어 천을 뚫고 나오는 데 대략 10일 정도 걸리므로 적어도 2주 간격으로 뜨거운 물에 세탁하는 것이 필수다. 세탁이 힘들다면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집먼지진드기용 특수 헤파필터(HEPA filter)가 장착된 청소기나 자외선으로 침구를 살균하는 기능성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눈이 오는 날은 웬만하면 창문을 열지 않는다_ 날씨가 좋은 날은 하루에 2~3번 창문을 10분 이상 활짝 열어두면 실내 공기오염 농도와 습도를 낮출 수 있다. 하지만 눈이 내리는 날에는 삼가자. 눈에는 중금속과 오염물질이 섞여 있는데다 바닥에 쌓이면서 미세먼지까지 많이 섞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눈이 내리는 날에 대기오염도가 높다는 보고가 발표되기도 했다. 아이가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고 있다면 가급적 환기는 삼가고 차라리 공기청정기를 사용할 것. 집 안의 미세먼지를 청소해주는 업체도 많이 생겼는데 비용이 들긴 하지만 1년에 한두 번쯤 전문적인 청소 서비스를 받으면 효과가 꽤 좋다.
침구나 소파는 커버를 씌워라_ 패브릭은 집먼지진드기의 온상. 아이의 증상이 심하다면 카펫이나 천으로 된 소파, 인형 등을 아예 치우는 게 낫다. 버릴 수 없다면 매트리스나 소파, 침구에 '진드기 방지용 특수 커버'를 씌울 것. 인터넷 검색창에 '진드기 방지용 특수 커버'를 검색하면 되는데, 바람은 통하지만 진드기가 통과할 수 없는 특수 소재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온라인 쇼핑몰이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3만~5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매트리스 커버, 이불, 베개 등 다양한 제품이 있으니 꼼꼼히 따져보고 구입할 것.
집 안의 적정 습도를 유지하라_ 실내 습도가 너무 높으면 집먼지진드기가 번식하기 쉽고, 너무 건조하면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져 바이러스에 노출되므로 감기에 잘 걸린다. 집 안의 습도는 40~50% 정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은데, 알레르기성 비염이 심하다면 가습기는 사용하지 않는 편이 낫다. 깨끗이 사용하더라도 방 안의 습도를 높여 진드기의 번식률을 높이기 때문. 대신 젖은 빨래를 널어놓을 것. 면적이 넓은 빨래가 좋으며, 실내 난방을 하고 있다면 보송보송하게 말릴 수 있어 일석이조다. 단, 너무 바싹 마르면 주변의 습기를 오히려 흡수해 실내가 더 건조해지므로 다 마른 빨래는 오래 두지 말고 걷도록 한다. 또는 목욕 후에 욕실 문을 열어놓거나 욕조에 물을 받아놓는 것도 좋다. 단, 3시간 후부터 세균이 번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음식물 쓰레기는 바로 버린다_ 알레르기성 비염의 큰 원인으로 바퀴벌레의 허물이나 몸통가루, 배설물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음식물 쓰레기를 그대로 방치하면 해충이 생길 위험이 높다. 흘린 음식물은 바로 치우고, 쓰레기도 뚜껑이 꼭 닫히는 쓰레기통에 넣어둘 것. 또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가 있다면 집 안에 꽃을 두는 건 삼가도록 한다.
애완동물은 키우지 않는다_ 알레르기 검사를 해보면 의외로 고양이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 고양이는 털뿐만 아니라 타액, 피지선, 소변이 모두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데 항원의 입자 크기가 워낙 작아 6시간 이상 공기 중에 떠다닌다. 벽이나 가구, 카펫 등에 잘 달라붙어 생존하기 때문에 고양이를 분양 보내도 알레르기 증상이 개선되는 데 약 6개월 이상 걸린다.
코막힘이 심하다면 목욕을 시킨다_ 아이들은 콧구멍이 좁아서 콧속의 작은 이물질로도 코가 쉽게 막히고 코점막이 부으면 금세 숨쉬기 힘들어한다. 이럴 때 목욕시키면 코막힘 증상이 다소 완화된다.
◇ out door
외출 전 기상청 날씨예보 확인하기_ 서울에서 측정한 공중 화분력을 보면 연중 2회의 꽃가루 절정기가 있는데 3~5월 사이에는 오리나무, 미루나무, 버드나무, 참나무, 소나무 등의 수목화분이, 8~10월 사이에는 쑥, 돼지풀, 환삼덩굴 등의 잡초화분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꽃가루 화분들은 기온이나 강수, 풍속 등에 의해 달라지는데, 기상청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꽃가루지수를 확인할 수 있다. 총 4단계로 나뉘며 보통 이상인 날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예방약도 미리 챙기는 게 좋다.
눈 오는 날 외출 삼가기_ 눈이 온다고 신이 나서 아이를 데리고 밖에 나가는 건 삼가자. 대기오염으로 인해 황산염, 질산염, 암모니아, 불소, 염소, 칼륨, 마그네슘 등의 오염물질이 눈 속에 섞여 내리기 때문이다. 산성비와 마찬가지로 눈도 산성도가 5.6pH 이하인 산성눈인 경우가 많은데, 눈은 빗물보다 길 위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서 그 위해성 또한 큰 편이다. 이런 눈이 녹으면서 길가의 먼지들과 섞여 증발하면 호흡기를 자극하는 주범이 된다.
눈 내리는 날은 마스크를 꼭 씌운다_ 꽃가루가 날리는 봄에는 마스크를 챙기는 사람들이 많지만 눈이 내리는 날은 무방비인 경우가 많다. 마스크는 눈과 함께 떠다니는 미세먼지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해줄 뿐 아니라 이미 과민해진 코를 찬 공기로부터 지켜주는 방패가 될 수 있다. 단, 헤파필터 마스크를 착용해야 효과가 있다는 걸 잊지 말자.
옷은 너무 덥게 입히지 않는다_ 옷은 편안하고 쾌적할 정도로 너무 두껍지 않게 입힌다. 지나치게 두껍게 입히면 찬 기운에 대한 적응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좋지 않다. 단, 목이나 등은 따뜻하게 해주고, 실내에서 실외로 나갈 때는 목도리를 둘러주고 마스크까지 씌우는 게 좋다.
유모차 덮개를 꼭 씌운다_ 아기와 외출할 때는 아이용 선글라스나 마스크, 모자를 씌우고 유모차 덮개를 꼭 덮는다. 또 코로 숨을 쉬면 먼지가 걸러지므로 입보다 코로 숨을 쉬는 법을 가르칠 것. 자동차를 탈 때도 창문을 닫고 공기는 내부 순환으로 조정한다.
◇ FOOD
물을 자주 먹여 수분을 보충한다_ 아침에 일어나 처음 마시는 물이나 평상시 마시는 물은 상온에 두어 찬기가 가신 것을 먹이는 게 좋다. 조금씩 수시로 먹여 수분을 보충해줘야 한다. 가을에는 대기가 건조해지면서 우리 면역체계의 최전선인 코, 목, 눈의 점막과 피부의 천연보호막이 민감해지고 약해지는데, 이때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면 콧속 점막이 건조해지는 걸 막을 수 있다.
배, 은행, 무, 도라지, 감초, 대추를 꾸준히 먹인다_ 가을철에 쉽게 구할 수 있는 배, 은행, 무, 도라지 같은 제철 식품도 충분히 먹이자. 감초와 대추는 감기 증상 완화에 좋고 각종 염증을 가라앉히는 작용을 한다. 또한 콧물로 인해 부어 있는 콧속 실핏줄의 혈액순환을 도와 막힌 코를 뚫어주는 효과가 있다.
모유를 먹여라_ 이 세상에 모유만큼 좋은 것은 없다. 부모 둘 중 1명이라도 알레르기가 있다면 적어도 생후 6개월까지는 모유수유를 할 것. 모유 안의 면역물질이 알레르기를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기 때문.
찬 음식과 인스턴트식품은 피한다_ 비염에 걸린 아이들의 경우 속열이 많고 찬바람이나 찬 기운에 아주 약하다. 따라서 아이스크림, 콜라, 사이다, 주스 같은 찬 음식과 인스턴트식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 알레르기성 비염 vs 비염, 어떻게 다를까?
비염은 말 그대로 비강에 염증이 생기는 병을 총칭한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비염의 한 종류로 비염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대부분이 알레르기성 비염을 비염과 동일하게 생각하는데 증상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만성 비염에 걸린 경우 레이저를 이용해 비염 수술을 하기도 한다. 성인은 국소마취 후 10분 정도로 수술이 간단하지만, 유아의 경우 전신마취를 해야 하므로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에 수술받는 것이 보통이다.
기획:황선영 기자 | 일러스트:경소영 | 도움말:김종엽(건양대학교 이비인후과 교수), 손용규(방배GF소아청소년과 원장)
◆ 원인
알레르기성 비염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에 의해 발병하는 질환. 부모로부터 유전된 알레르기성 체질과 주변의 알레르기 유발인자들이 상호작용을 일으켜 나타난다. 실제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엄마아빠 둘 중 1명만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자녀의 50%, 두 명 모두 알레르기 환자인 경우에는 자녀의 75%에서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알레르기의 원인물질을 '알레르겐'이라고 하는데 공기 중에 떠돌아다니는 미세먼지, 집먼지진드기, 동물의 털, 꽃가루, 곰팡이 등이 대표적. 이외에도 비듬, 옷 먼지, 식품 등 주위의 모든 물질이 해당될 수 있다. 이 중 특히 꽃가루에 의해 발생하는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은 화분증으로도 불리는데 봄철에 주로 콧물과 재채기 등이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기온과 습도의 급격한 변화에 의해서 증상이 악화되며 봄가을 환절기에 더 심해진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아토피 피부염, 기관지 천식과 함께 3대 알레르기성 질환의 하나.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아이는 알레르기성 비염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
◆ 대표 증상
콧물, 재채기, 코막힘은 알레르기성 비염의 3대 증상. 문제는 이런 증상이 코감기와 매우 유사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알레르기성 비염을 코감기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갑자기 시작되었다면 바이러스가 원인인 감기일 가능성이 높은데, 감기의 경우 발열과 전신 근육통 등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것이 다른 점이다. 감기라고 오인해 감기약만 먹이는 경우가 많은데 그대로 방치하면 중이염이나 부비동염, 인후두염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가족 중에 비슷한 증상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알레르기성 비염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평소 아이를 세심히 관찰하고 위의 3가지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필수다.
◆ 치료법
원인물질을 찾기 위해서 피부반응검사나 혈액검사를 실시하기도 하는데 혈액검사에도 원인이 잡히지 않는 경우도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을 보이는 유아의 콧속을 검사하면 비강이 창백하고 부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비강 내 혈액순환 장애로 눈꺼풀 안쪽의 피부색이 검푸르러 마치 눈 밑의 다크서클처럼 보이기도 한다. 또 코가 가려워 코를 자주 문지르다 보니 콧등에 가로 줄무늬가 생기기도 한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한 번의 치료나 수술로 없어지는 병이 아니므로 치료를 위해서는 우선 알레르기 원인을 파악하여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현재 한방·양방 모두 알레르기성 비염을 완치하는 방법은 아직 없기 때문에 원인이 되는 물질인 알레르겐을 피하는 환경요법과 약물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보통. 먹는 약과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 제제로 병행 치료를 시작하는데, 스프레이의 경우 3세 이상 유아에게 처방된다. 효능 면에서 비염 스프레이 제제의 효과가 월등한 편인데, 간혹 아이에게 해가 될까 싶어 꺼리는 부모들도 있다. 하지만 피부 흡수율이 경미한데다 안전성 테스트를 거친 약제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 축농증과 어떻게 다를까?
축농층의 정확한 명칭은 부비동염이다. 부비동은 코와 연결되어 있는 광대뼈 속의 동굴처럼 빈 공간. 코를 청소하는 물질을 내보내거나 목소리가 잘 울려 퍼지게 하는 울림통 역할을 한다. 건강할 때는 부비동 안에 공기가 차 있지만 염증이 생기면 점막이 붓거나 고름 또는 염증액이 고이는데, 이처럼 부비동에 염증이 생긴 것을 부비동염이라 한다. 부비동염은 대개 2세 이상 유아가 감기나 알레르기성 비염을 오래 앓은 경우 합병증으로 발생한다. 기침과 콧물이 10일 이상 지속되거나 아침에 눈 주위가 붓는 경우, 고열이 나거나 진하고 누런 콧물이 흐를 때, 눈 안쪽 또는 위쪽의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에는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 부비동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 알레르기성 비염 예방하는 생활법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는 아이에게 가장 좋은 치료법은 바로 환경요법이다. 말 그대로 알레르기 증상을 유발하는 알레르겐을 주위에서 제거하거나 피해 알레르기 증상 발현 자체를 완전히 봉쇄하는 것. 집과 밖에서 활용할 수 있는 생존 가이드 노하우.
집먼지진드기를 원천 봉쇄하라_ 집먼지진드기는 온도 25℃, 습도 80% 정도로 습하고 따뜻하며 먼지가 많은 곳에서 잘 번식한다. 사람 피부에서 떨어진 비듬 등 각질을 먹고 살며, 침대 매트리스, 카펫, 패브릭 소파, 옷, 헝겊 인형 등에 많이 번식한다. 아이가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고 있다면 침구류는 최소한 2주일에 한 번 60℃ 이상의 뜨거운 물에 빨거나 햇빛에 넣어 일광 소독할 것. 이불 속의 진드기 알들이 부화되어 천을 뚫고 나오는 데 대략 10일 정도 걸리므로 적어도 2주 간격으로 뜨거운 물에 세탁하는 것이 필수다. 세탁이 힘들다면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집먼지진드기용 특수 헤파필터(HEPA filter)가 장착된 청소기나 자외선으로 침구를 살균하는 기능성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눈이 오는 날은 웬만하면 창문을 열지 않는다_ 날씨가 좋은 날은 하루에 2~3번 창문을 10분 이상 활짝 열어두면 실내 공기오염 농도와 습도를 낮출 수 있다. 하지만 눈이 내리는 날에는 삼가자. 눈에는 중금속과 오염물질이 섞여 있는데다 바닥에 쌓이면서 미세먼지까지 많이 섞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눈이 내리는 날에 대기오염도가 높다는 보고가 발표되기도 했다. 아이가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고 있다면 가급적 환기는 삼가고 차라리 공기청정기를 사용할 것. 집 안의 미세먼지를 청소해주는 업체도 많이 생겼는데 비용이 들긴 하지만 1년에 한두 번쯤 전문적인 청소 서비스를 받으면 효과가 꽤 좋다.
침구나 소파는 커버를 씌워라_ 패브릭은 집먼지진드기의 온상. 아이의 증상이 심하다면 카펫이나 천으로 된 소파, 인형 등을 아예 치우는 게 낫다. 버릴 수 없다면 매트리스나 소파, 침구에 '진드기 방지용 특수 커버'를 씌울 것. 인터넷 검색창에 '진드기 방지용 특수 커버'를 검색하면 되는데, 바람은 통하지만 진드기가 통과할 수 없는 특수 소재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온라인 쇼핑몰이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3만~5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매트리스 커버, 이불, 베개 등 다양한 제품이 있으니 꼼꼼히 따져보고 구입할 것.
집 안의 적정 습도를 유지하라_ 실내 습도가 너무 높으면 집먼지진드기가 번식하기 쉽고, 너무 건조하면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져 바이러스에 노출되므로 감기에 잘 걸린다. 집 안의 습도는 40~50% 정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은데, 알레르기성 비염이 심하다면 가습기는 사용하지 않는 편이 낫다. 깨끗이 사용하더라도 방 안의 습도를 높여 진드기의 번식률을 높이기 때문. 대신 젖은 빨래를 널어놓을 것. 면적이 넓은 빨래가 좋으며, 실내 난방을 하고 있다면 보송보송하게 말릴 수 있어 일석이조다. 단, 너무 바싹 마르면 주변의 습기를 오히려 흡수해 실내가 더 건조해지므로 다 마른 빨래는 오래 두지 말고 걷도록 한다. 또는 목욕 후에 욕실 문을 열어놓거나 욕조에 물을 받아놓는 것도 좋다. 단, 3시간 후부터 세균이 번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음식물 쓰레기는 바로 버린다_ 알레르기성 비염의 큰 원인으로 바퀴벌레의 허물이나 몸통가루, 배설물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음식물 쓰레기를 그대로 방치하면 해충이 생길 위험이 높다. 흘린 음식물은 바로 치우고, 쓰레기도 뚜껑이 꼭 닫히는 쓰레기통에 넣어둘 것. 또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가 있다면 집 안에 꽃을 두는 건 삼가도록 한다.
애완동물은 키우지 않는다_ 알레르기 검사를 해보면 의외로 고양이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 고양이는 털뿐만 아니라 타액, 피지선, 소변이 모두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데 항원의 입자 크기가 워낙 작아 6시간 이상 공기 중에 떠다닌다. 벽이나 가구, 카펫 등에 잘 달라붙어 생존하기 때문에 고양이를 분양 보내도 알레르기 증상이 개선되는 데 약 6개월 이상 걸린다.
코막힘이 심하다면 목욕을 시킨다_ 아이들은 콧구멍이 좁아서 콧속의 작은 이물질로도 코가 쉽게 막히고 코점막이 부으면 금세 숨쉬기 힘들어한다. 이럴 때 목욕시키면 코막힘 증상이 다소 완화된다.
외출 전 기상청 날씨예보 확인하기_ 서울에서 측정한 공중 화분력을 보면 연중 2회의 꽃가루 절정기가 있는데 3~5월 사이에는 오리나무, 미루나무, 버드나무, 참나무, 소나무 등의 수목화분이, 8~10월 사이에는 쑥, 돼지풀, 환삼덩굴 등의 잡초화분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꽃가루 화분들은 기온이나 강수, 풍속 등에 의해 달라지는데, 기상청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꽃가루지수를 확인할 수 있다. 총 4단계로 나뉘며 보통 이상인 날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예방약도 미리 챙기는 게 좋다.
눈 오는 날 외출 삼가기_ 눈이 온다고 신이 나서 아이를 데리고 밖에 나가는 건 삼가자. 대기오염으로 인해 황산염, 질산염, 암모니아, 불소, 염소, 칼륨, 마그네슘 등의 오염물질이 눈 속에 섞여 내리기 때문이다. 산성비와 마찬가지로 눈도 산성도가 5.6pH 이하인 산성눈인 경우가 많은데, 눈은 빗물보다 길 위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서 그 위해성 또한 큰 편이다. 이런 눈이 녹으면서 길가의 먼지들과 섞여 증발하면 호흡기를 자극하는 주범이 된다.
눈 내리는 날은 마스크를 꼭 씌운다_ 꽃가루가 날리는 봄에는 마스크를 챙기는 사람들이 많지만 눈이 내리는 날은 무방비인 경우가 많다. 마스크는 눈과 함께 떠다니는 미세먼지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해줄 뿐 아니라 이미 과민해진 코를 찬 공기로부터 지켜주는 방패가 될 수 있다. 단, 헤파필터 마스크를 착용해야 효과가 있다는 걸 잊지 말자.
옷은 너무 덥게 입히지 않는다_ 옷은 편안하고 쾌적할 정도로 너무 두껍지 않게 입힌다. 지나치게 두껍게 입히면 찬 기운에 대한 적응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좋지 않다. 단, 목이나 등은 따뜻하게 해주고, 실내에서 실외로 나갈 때는 목도리를 둘러주고 마스크까지 씌우는 게 좋다.
유모차 덮개를 꼭 씌운다_ 아기와 외출할 때는 아이용 선글라스나 마스크, 모자를 씌우고 유모차 덮개를 꼭 덮는다. 또 코로 숨을 쉬면 먼지가 걸러지므로 입보다 코로 숨을 쉬는 법을 가르칠 것. 자동차를 탈 때도 창문을 닫고 공기는 내부 순환으로 조정한다.
◇ FOOD
물을 자주 먹여 수분을 보충한다_ 아침에 일어나 처음 마시는 물이나 평상시 마시는 물은 상온에 두어 찬기가 가신 것을 먹이는 게 좋다. 조금씩 수시로 먹여 수분을 보충해줘야 한다. 가을에는 대기가 건조해지면서 우리 면역체계의 최전선인 코, 목, 눈의 점막과 피부의 천연보호막이 민감해지고 약해지는데, 이때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면 콧속 점막이 건조해지는 걸 막을 수 있다.
배, 은행, 무, 도라지, 감초, 대추를 꾸준히 먹인다_ 가을철에 쉽게 구할 수 있는 배, 은행, 무, 도라지 같은 제철 식품도 충분히 먹이자. 감초와 대추는 감기 증상 완화에 좋고 각종 염증을 가라앉히는 작용을 한다. 또한 콧물로 인해 부어 있는 콧속 실핏줄의 혈액순환을 도와 막힌 코를 뚫어주는 효과가 있다.
모유를 먹여라_ 이 세상에 모유만큼 좋은 것은 없다. 부모 둘 중 1명이라도 알레르기가 있다면 적어도 생후 6개월까지는 모유수유를 할 것. 모유 안의 면역물질이 알레르기를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기 때문.
찬 음식과 인스턴트식품은 피한다_ 비염에 걸린 아이들의 경우 속열이 많고 찬바람이나 찬 기운에 아주 약하다. 따라서 아이스크림, 콜라, 사이다, 주스 같은 찬 음식과 인스턴트식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 알레르기성 비염 vs 비염, 어떻게 다를까?
비염은 말 그대로 비강에 염증이 생기는 병을 총칭한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비염의 한 종류로 비염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대부분이 알레르기성 비염을 비염과 동일하게 생각하는데 증상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만성 비염에 걸린 경우 레이저를 이용해 비염 수술을 하기도 한다. 성인은 국소마취 후 10분 정도로 수술이 간단하지만, 유아의 경우 전신마취를 해야 하므로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에 수술받는 것이 보통이다.
기획:황선영 기자 | 일러스트:경소영 | 도움말:김종엽(건양대학교 이비인후과 교수), 손용규(방배GF소아청소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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