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관리/건강관리

설사·복통 가볍게 생각했다간 '평생 고질병'

도솔9812 2013. 6. 9. 17:52

 

 

 

 

 

설사, 복통에 시달리는 직장인이 적지 않다. 대부분 과음·과식을 탓하거나 스트레스로 인한 과민성 장증후군으로 생각해 가볍게 넘긴다. 하지만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난다면 무심코 넘길 일이 아니다. 난치성인 '염증성 장 질환'일 수 있다.

소화기관 전체에 걸쳐 염증이 생기는 염증성 장 질환(궤양성대장염, 크론병) 환자가 계속 늘고 있다. 2009년 4만144명에서 지난해 4만4897명으로 3년새 11.8%나 증가했다.(

통계) 환자의 연령별 비율은 10대 8.5%, 70대 이상 8.8%로 전 연령에 걸쳐 고르게 나타난다. 그 중 특히 30대, 40대가 각각 19.5%로 가장 비중이 높다.



 

↑ 잦은 복통·설사와 함께 혈변, 체중감소, 미열 등의 증세가 동반되면 단순한 과민성 장증후군이 아닌, 난치성인‘염증성 장 질환’일 수 있다.

 

 

 

 

↑ [헬스조선]

발병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면역체계가 장의 점막을 외부 물질로 오인, 비정상적인 염증 반응을 일으켜 생기는 것으로 의료계는 추정한다. 자가면역 질환인 것이다.

성빈센트병원 소화기내과 이강문 교수는 "20년 전쯤만 해도 서양에서만 발병률이 높던 질환"이라며 "고지방·고열량식을 많이 하면서 국내 발병률도 높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30~40대의 환자 비율이 높은 건, 생활 습관이 전반적으로 안 좋은 직장인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복통·설사 잦고 체중 줄면 의심

염증성 장 질환은 부위와 정도에 따라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으로 나뉜다. 스트레스나 과음이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라는 점에서 과민성 장증후군과는 다르다. 이강문 교수는 "염증성 장 질환은 여러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호전과 악화를 반복한다"고 말했다. 설사·복통과 함께 혈변, 체중감소, 식욕 감퇴, 미열, 빈혈, 잔변감 등이 나타난다.

궤양성 대장염은 염증이 직장에서 시작해 대장 전체로 점점 퍼진다. 반면 크론병은 대장뿐 아니라 장 여러 부위에 생긴다. 통증이 궤양성 대장염보다 심하고 치료가 잘 안돼 장 절제 수술을 받는 경우도 있다.

◇치료 빨리 시작해야 악화 막아

대한장연구학회에서 세계 염증성 장 질환의 날(5월 19일)을 맞아 국내 환자 6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응답자의 36.9%가 "통증 때문에 자살 충동을 느낀다"고 대답했다. 63.7%는 "통증이 심해 조퇴·결근·휴직 등을 해야 하는데, 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했고, 46.8%는 "질환 때문에 업무 성과나 성적이 떨어진다"고 했다.
이대목동병원 소화기내과 정성애 교수는 "환자의 71.6%가 사회 활동이 활발한 20~50대이기 때문에 증상에 대한 스트레스와 부담감이 다른 질병에 비해 큰 편"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치료를 늦게 시작한다는 것이다. 환자의 41.2%는 첫 증상이 생기고 6개월 뒤에야 병원을 찾는다. 이 질환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다. 이강문 교수는 "치료를 빨리 받아야 장천공이나 장폐색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1989년부터 2012년까지 이 병원을 찾았던 크론병 환자 2043명을 분석했더니, 2006년을 기점으로 장 절제 수술을 받는 비율이 낮아졌다. 2006년 이후 약물 치료를 빨리 시작한 덕분이다.

◇염증 심하면 대장암 가능성도

진단을 위해서는 증상에 따라 혈액검사, 엑스레이 촬영, 대장내시경검사 등을 한다. 치료에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은 특별히 없다. 다만, 기름지고 짠 음식, 카페인, 설탕 등은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안 먹는 게 좋다.

치료는 항염증제,
부신피질 호르몬제, 면역억제제, 항생제 등을 쓴다. 주사약, 먹는약, 좌약 등 여러 형태가 있어서 염증 양상에 따라 투여 방법을 선택한다. 염증이 퍼진 궤양성 대장염은 재발이 잘 되고, 대장암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주기적으로 대장내시경검사를 받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