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과 종류
인구의 5~10%가 우울증을 앓고 있으며 3~5%는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여성이 남성보다 배나 많이 걸리는데, 문제는 환자의 절반 정도만 실제적인 치료를 받는다는 것이다.
주요 증상은 ①우울한 기분 ②일에 대한 흥미나 즐거움의 상실 ③체중이나 식욕의 심각한 감소 혹은 증가 ④불면증 또는 과다 수면 ⑤안절부절 못하거나 혹은 둔해짐 ⑥에너지 상실과 피로감 ⑦무가치감이나 부적절한 죄책감 ⑧집중력 저하 ⑨죽음이나 자살 연상이다. 의학적으로 이들 증상 중 5개 이상이 있고, 그런 증상이 최근 2주 이상 지속하면 우울증을 의심해야 한다. 주의할 점은 우울증 증상이 갑상선 기능저하증 증상과 유사해서 감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울증도 여러 종류가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우울증은 '주요 우울증'이고, 심각하지는 않지만 무시할 수 없는 증상이 2년 이상 지속하는 '기분부전장애'가 있다. '가면성 우울증'도 한 종류인데 마치 가면을 쓴 것처럼 다른 모습이나 증상으로 나타나는 우울증을 말한다. 예로 청소년 시기의 가출 등 비행 행동, 아프다는 노인을 검사해 보면 원인이 없는 경우는 우울증 때문으로 보는 것이다. 또 태양빛의 노출 정도 등에 따른 '계절성 우울증', 40~50대 여성에 많이 오는 '갱년기 혹은 폐경기 우울증'도 있다. '산후 우울증'도 있는데 출산 여성의 50~70%가 우울감을 느끼고 10~15%는 치료가 필요할 정도에 빠진다고 한다.
■위험성과 치료
종류가 다양한 만큼 원인도 다양한데 생물학적으로는 대뇌의 세로토닌 혹은 노르에피네프린과 같은 신경전달 물질의 불균형이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또 갑상선 호르몬과 스트레스 호르몬의 이상, 생체 리듬의 이상 등도 한 요인으로 제기되고 있다. 유전적 요인도 있는 것으로 여겨지나 아직 그 이론에는 한계가 있다. 심리적으로는 스트레스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며, 성격적으로 철두철미한 사람이 우울증에 더 잘 걸리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우울증을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우울증은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하며 치료 도중에 자살을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살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입원 치료가 요구된다. 자살은 대개 우울을 느끼는 동안 실행하지만 우울에서 회복하는 시기에도 가능성이 있어 주의를 필요로 한다.
우울증은 크게 항우울제를 이용한 약물치료와 상담 등을 통한 심리사회적 치료로 이뤄지는데 적절하게 치료하면 1년 내에 80~90%의 환자가 호전될 수 있다. 항우울제는 환자의 상태나 증상에 맞게 선택하도록 다양하게 개발돼 있는데, 흔히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정신과 약은 습관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신과에서 처방하는 약물 가운데 습관성 약물은 소수이고 특히 우울증을 치료하는 항우울제는 습관성이 전혀 없다. 항우울제를 지시대로 잘 복용하면 처방 2~3주 후부터 개선되기 시작해 4~6주가 지나면 충분한 치료 효과가 나타난다. 약물은 우울증이 나은 뒤에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좋다. 호전이 되더라도 재발을 잘하는 우울증의 특성 때문이다.
도움말=양산부산대병원 정신건강클리닉 김성곤 교수